

- 에린에서 사용하는 이름은 바르디엘 Bardiel. 우박 혹은 안개를 관장하는 천사의 이름으로 추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몸뚱아리를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 줄곧 사용한 가명이다.
실제 이름이 따로 있다는 사실조차 아는 사람이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 나이 48세. 에린에서 지낸 지 올해로 10년 차다.
10년 전, ■■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적에는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심리학과 기간제 교수로서 일했었다. 본인 흥미에 따라 외골수처럼 구는 모습에 괴짜 취급을 받긴 했지만 그만큼 뛰어났고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몇몇 교수들은 ■■이 곧 정년퇴임할 교수의 자리를 꿰차게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였으니.
그랬던 그가 어쩌다 에린에 떨어지게 됐는지를 물으면, 바르디엘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다.
" 첫째로는 내가 사람을 너무 믿었고, 둘째로는 지나치게 자만하고 있던 탓일세."
" 나의 미숙함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지… … 뭐, 이제 같은 실수는 하지 않지만."
- #차분한 #친절한? #시원시원한 #능청스러운 #흥미주의
언제나 웃는 낯을 하고 있으나 조곤조곤한 말투 만큼이나 얌전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정신력이 강한 덕분에 감정적 동요가 크지 않으며, 어지간한 일에도 소란을 떠는 일이 적다. 덕분에 정말 예상치 못한 상황만 아니라면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친절을 베푼다. 단순히 심성이 강하고 착하다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여유가 많아 베풀지 않을 이유가 없는 쪽이 맞겠다. 그 탓인지 그의 친절은 어쩐지 빚을 달아둔다는 느낌이 묻어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점잖떠는 성격은 아니다. 그는 타인과의 교류를 기꺼워하므로, 시원시원하게 행동하며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가 하면 능청스레 굴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런 성격에 단점이 있다면 상대방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함부로 침범할 때가 있다는 것. 그 탓에 종종 싸움이 붙어, 상대방이 불쾌한 기색을 내비추면 곧바로 두 손을 들어올리는 요령이 붙었다.
가끔-어쩌면 조금 자주- 자신의 흥미를 당기는 존재를 발견할 때마다 집요해지는 면이 있으니 주의하자.
- 180cm, 팔다리가 길고 마른 슬렌더 체형.
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곳곳에 크고 작은 흉터가 가득하다.
- 빙결술사.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 용병으로, 돈 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의뢰를 수행한다.
- 눈을 뜬 ■■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왔던 건 새하얀 눈밭이었다. 저승에도 눈이 내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런 의문이 들었던 것도 잠시… 얼빠진 먹잇감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눈치챈 무언가가 ■■의 주변을 맴도는 것이 느껴졌다. ■■은 위협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달렸다. 설원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이 마구 휘날리고, 구둣발이 몇 번이나 미끄러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균형을 잡으며 자신이 확인하지 못한 공포로부터 달아나고자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도망치던 ■■이 발견한 곳은 동굴이었다. ■■은 운 좋게 눈에 젖지 않았던 라이터의 불빛에 의존해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도달한 동굴 끝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작은 얼음 덩어리. 곰보다도 커다란 늑대. 새파란 꽃잎을 오므린 채 고개 숙인 거대한 꽃… … 그리고 그 모든 것 한가운데에서 그 무엇보다도 맑게 빛나는 연못.
스스로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연못을 시야에 담은 순간, ■■은 마치 그 은은한 빛에 홀린 듯 천천히 발을 내딛었다. 의아하게도 주변에 있는 이상한 것들은 ■■을 방해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일어날 일이 짐작 간다는 양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연못에 도달한 ■■이 물을 향해 손을 뻗은 그 순간─.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은 기절하기 직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연못은 빛을 잃어 평범한 얼음물이 되어 있었고, ■■을 지켜보던 몬스터들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상황을 파악하던 ■■은 문득 더이상 춥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은 너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돼서 감각이 마비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감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했고 사지 또한 멀쩡히 움직였다. 그제서야 ■■은 자신이 추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몸을 가지게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그저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몸이 아닌, 추위에 오래 노출되어도 아무 영향도 받지 않는 강인한 몸뚱아리를.
- 그렇게 설원에서의 운신이 자유로워진 ■■은 지나가던 약초꾼의 도움을 받아서 콜헨에 도달했다. 상냥한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그는 자신을 바르디엘이라고 소개하며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에린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졌을 무렵 콜헨에 방문한 어느 마법사가 바르디엘이 동굴에서 겪은 일에 대해 흥미를 보였고, 그에게 가르침을 받을 기회를 얻은 바르디엘은 몸의 특성을 살려 빙결술사가 되었다.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무언가를 새로 배운다는 건 과연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몬스터가 실재하는 세계라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으니 자신의 몸을 지킬 수단이 필요하다고 느꼈더랬다. 때문에 조금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마법과 검술을 배워나갔고, 40세가 되던 해에는 모험가이자 용병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 에린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언젠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일부러 콜헨에 정착하지 않았지만, 에린에서의 삶이 이어진이 5년 째 되던 어느 날 결국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떠돌이 생활이 익숙해지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정착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자주 머무는 곳은 던바튼과 콜헨.
언젠가 마음에 드는 보금자리가 생기면 어련히 자리잡겠거니, 하는 마음이다.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현대에 대한 이야기를 마구 떠벌리고 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고, 지금 와서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신기해 하는 사람들에게 심심풀이 삼아 들려주는 수준이다. 어르신이 들려주는 옛날 옛적 이야기와 결이 비슷한 듯.
- 타인의 비밀에 대해 유독 큰 흥미를 보인다. 단순한 비밀부터 트라우마까지 전부.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비밀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대방의 인간상을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그 비밀의 한 자락을 내비추면 감히 좋은 사람을 흉내내며 조금씩 다가간다.